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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이야기/:: 산업분석 이야기

넷플릭스가 장악한 OTT시장에서 KBS,SBS,MBC는 뭘 하고 있을까?

by 방구석 디모네 2022. 3. 18.

 

안녕하세요. 방구석 디모네입니다.

 

그동안 투자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종목분석과 같은 글을 올려 왔습니다.

앞으로는 콘텐츠의 다양성을 위해 투자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이른 바 '투자 칼럼'을 적어 볼 생각입니다.

세상이 돌아가는 이야기를 통해 주가의 흐름과 연계해서 이야기를 적어보기도 하며 보다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글들을 작성해보도록 할게요!

ps, 마지막엔 종목에 대한 이야기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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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디바이스에서 집중해서 보기 어려운 글이 될 수도 있으니 가능하시다면 PC나 태블릿과 같은 환경으로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 OTT의 미디어 시장 점령

 

오늘은 첫 번째 주제로 미디어 시장과 관련한 글을 작성해 보려고 해요.

최근 미디어 환경은 OTT(Over the top)라고 하는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졌죠.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아마존 프라임 등 우리가 한 번쯤은 들어봤거나 이용해 본 경험이 있을거에요. 실제로 국내 OTT 시장은 연평균 성장률이 26.3%에 달하고 있고 글로벌 시장규모는 2021년 기준 약 1,260억 달러(한화 약 152조 원)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했어요.

 

동일한 시간에 과거보다 더 많은 일을 해야하는 요즘 현대인들에게는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편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이 OTT 시장 성장의 큰 요인이라고 볼 수 있어요. 특히 2020년 코로나 이후 집에서 있어야 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OTT 이용자는 더 늘어났고, 그에 따라 관련한 기업의 주가는 그야말로 하늘 위로 투 더 문(to the moon) 해버렸죠.(부럽😭😭)

 

글로벌 OTT 시장 규모 ‥ 출처 : 메조미디어 2021 OTT 트렌드 리포트
국내 OTT 매출액 성장률 ‥ 출처 :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

 

 


✔️ 철옹성같던 지상파 방송이 무너지고있다?!

 

그렇다면 OTT 이전의 방송사업자였던 지상파 방송사들의 현재는 어떨까요?

국내를 먼저 살펴보면, 지상파 3사(KBS,MBC,SBS)는 2011년 종합편성채널(JTBC, 채널A, TV조선 등) 개국 이후 10년 째 시청율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어요. 시청율이 낮아지니 기존 지상파 방송의 주된 수입원이었던 광고 단가도 낮아져 2011년 2조 3754억원이었던 지상파 광고 매출은, 2020년 1조 13억원으로 반토막이 되어버렸어요. 결국 iMBC, SBS와 같은 방송사의 주가는 추세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했어요.

 

결국 작년 7월에는 지상파 방송의 고질적인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1973년 방송법 개정 이후 처음으로 방송사가 전체 시간범위에서 자율적으로 광고를 편성하는 광고총량제와 지상파 방송의 중간 광고가 허용됐어요.

실제로 2021년에 이루어진 방송 광고 제도 개편으로 지상파 방송사들의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되었어요. 이는 주가에 반영되기도 했죠. 하지만 지상파 방송사의 문제는 단순히 광고 제도 개편으로 해결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어요. 그 이면에는 더 큰 문제가 있었습니다.

 

매체별 광고비 현황
 지상파 3사 시청 점유율 현황

 


 

✔️ 늙어가는 지상파 방송

 

최근 지상파 방송에서 제작하는 프로그램들을 살펴보면, 젊은 세대 대상의 프로그램은 없고 트로트나 과거 추억팔이식 프로그램이 주를 이루고 있어요. 2020년에는 트로트 열풍으로 인해 지상파 3사에서는 과거에 인기있던 프로그램들의 이름을 비슷하게 따와 비슷한 포맷으로 비슷한 시기에 방송을 런칭했어요. 트로트 경연은 비교적 저렴한 제작비에 40대 이상의 시청자들은 대부분 좋아하는 콘텐츠이기 때문이에요. 예능 프로그램들을 살펴봐도 새로운 포맷보다는 타 방송사의 성공 사례를 모방해서 내용만 살짝 바꾼 프로그램들이 대다수다보니, 시청자들이 채널을 돌려도 볼 게 없어서 TV를 끄는 상황이 일어나고 있어요.

 

KBS 트롯 전국체전, SBS 트롯신이 떴다, MBC 트로트의 민족 로고

 

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가 비교적 많이 보는 장르인 예능에서 조차도 이런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요. MBC '놀면 뭐하니?'의 경우에도 비와 이효리를 활용해 80~90년대생들의 향수를 자극한 '싹쓰리' 프로젝트, 90년대생의 향수를 자극한 'MSG워너비'와 '도토리 페스티벌' 등 뉴트로 트렌드에 맞는 콘텐츠를 제작해왔어요. 물론 '뉴트로'라는 이름으로 대변되는 약간의 추억팔이는 괜찮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스스로 점점 안전한 선택만을 하는 방송사들의 행태를 보면 지상파 방송의 몰락은 예정된 수순이었을지 몰라요. 오죽하면 인터넷에 이런 짤들이 돌아다닐까요?

 

크흠....

 

 

올해 초, SBS '런닝맨'에서는 유재석을 포함한 멤버들이 "예능이 고령화 됐다"는 이야기를 하며 자조섞인 이야기를 합니다. 40대가 된 하하는 아직도 '꼬마'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힘들다는 식의 이야기를 보고 있으면 여러 생각들이 떠올라요. 다른 TV 프로그램을 살펴봐도 예능인은 20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이미 고령화 되었고, 20년 전에도 활동하던 예능인들이 지금까지도 주로 활동하고 있고, 배우들 또한 20대 주연 배우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고령화되었어요.

 

비교적 젊다는 힙합 씬도 30대 후반이 아직도 시장의 제일 중심에서 음악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고령화 사회를 바라보는 사회적 흐름이라고 생각도 들면서 20대 젊은 연예인들과 가수들은 다 어디에 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결국 시청자들은 신선함을 찾기 위해 OTT나 유튜브, 아프리카나 트위치와 같은 개인방송 등으로 시청 수요가 분산되는 게 지금의 방송 시장의 현실이기도 해요.

 

이외에도 2014년부터 2019년까지 무려 5년 간 지상파 방송 3사가 유튜브를 상대로 수익 배분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아 지상파 콘텐츠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기도 했어요. 그야말로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는 바보같은 선택이었습니다. 물론 그 당시 지상파 3사가 모두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하고 있었다는 것을 보면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기도 해요.

 

 


 

✔️ 변화하는 지상파 방송사

 

방송통신위원회의 '2020년 방송사업자 재산 상황' 공표에 따르면, 방송사업매출 대비 제작비 투자비율이 KBS는 68.6%, SBS는 75.6%, MBC는 70.3%를 기록했어요. 이런 지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방송사 입장에서 가장 부담스러운 비용은 아마 제작비일겁니다. 그래서 방송사들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자체 제작을 줄이고, 외주 제작사나 자체 콘텐츠 제작 전문 스튜디오를 설립하여 제작하는 방식으로 바꾸기 시작했어요. SBS는 2020년 4월, 드라마 전문 스튜디오 '스튜디오S'를 출범시켰고, KBS는 2016년 '몬스터유니온'을, MBC는 전문 스튜디오를 따로 가지고 있진 않지만, 직접 연출을 줄이고 기획 중심으로 개편을 단행했습니다. 이런 변화로 공익적 성격을 띄고 있는 지상파 방송사들은 이전보다 제작비 투자를 받기 쉬운 환경이 되었습니다.

 

또한 지상파 방송사들은 제작 부문의 변화 외에도 공급 측면에서도 변화를 시도하기 시작했습니다. 2012년 지상파 방송사는 자체 OTT 서비스였던 pooq(푹)을 런칭하여 시행착오를 거친 뒤, 2019년 wavve(웨이브)와 같은 자체 OTT 서비스를 런칭했어요. 넷플릭스나 다른 여타 OTT처럼 웨이브만의 오리지널 컨텐츠를 제공하여 충성 고객을 늘리고, 기존에 이미 방영 되었던 검증 받은 콘텐츠들을 업로드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 보았던 그 추억의 드라마를 다시 보고 싶어 했던 수요를 빨아들이기 시작한거죠. 실제로 웨이브는 pooq 서비스 이후 7년만에 매출이 10배나 증가하는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어요.

 

 

 지상파 3사와 통신 3사가 연합하여 런칭한 국내 OTT 서비스 웨이브(wavve)

 

 

이외에도 기존 OTT 사업자들에게 과거 방영했던 드라마들을 재판매하기 시작합니다. 실제로 이 전략은 적중했어요. OTT 사업자들에게 한류효과로 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한국 드라마와 예능 콘텐츠가 꼭 필요한 상황이었거든요. 실제로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작년 11월 보고서에 따르면, 한·중·일의 OTT 시장 연평균 성장률이 각각 한국 27.5%, 일본 16.4%, 중국은 무려 63%에 이른다고 하거든요. 하지만 과도한 PPL과 배우들의 출연료, 그리고 지상파 방송에 대한 많은 법적 규제들로 인해 여전히 콘텐츠 제작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에 방송사들은 더 많은 고민을 하기 시작했어요. 더 이상 지상파 방송은 과거와 달리 시청자들에게도, 배우들에게도, 투자자들에게도 매력적인 시장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결국 한 방송사는 이러한 미디어 시장의 변화에 어느정도 답을 찾은 것 같아 보입니다.

바로 SBS입니다.

 

 


 

✔️ 그래도 스브스! OTT, 제작, 광고의 황금 밸런스

 

전 세계가 코로나의 공포로 경제가 얼어붙었지만, SBS를 포함한 지상파 방송사들은 오히려 코로나가 호재가 되었습니다. 해외 로케이션 촬영이나 특파원 파견 비용 등 해외 사업 유지 비용이 줄어들고, 콘텐츠 제작 자체도 규모가 작아지면서 지출이 우선 줄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TV를 보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된 것이죠. 그에 따라 광고 단가도 높아지며 이는 그대로 매출 상승으로 돌아왔습니다. 실제로 2021년 기준으로 MBC와 SBS는 영업이익이 2천억원 대에 육박하고, KBS 또한 몇백억 규모의 영업이익 흑자가 예상되고 있어요.

 

SBS는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코로나로 광고 단가가 올라갔고, 중간광고가 허용되었으며 드라마 전문 스튜디오인 '스튜디오S'를 런칭해서 드라마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매출과 투자 두마리 토끼를 잡았어요. 실제로 '펜트하우스' 등 드라마들 또한 성공적으로 제작하기도 했고 OTT향 프로그램(오리지널 콘텐츠)을 계속적으로 계획하고 있기도 해요. 또한 최근 프리IPO(향후 몇년 이내에 상장을 약속하고 지분을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자금 유치 방식)를 준비하고 있어 그 성장성에도 기대를 모으고 있어요.

 

이외에도 지상파 3사 중 가장 먼저 넷플릭스에 콘텐츠를 판매하면서 조금 더 변화의 움직임이 크기도 하구요. 특히 SBS가 타 방송사에 비해 잘하는 부분은 바로 유튜브를 활용한 뉴미디어 전략이 성공적이기 때문이에요. 2022년 현재 기준 SBS 관련 유튜브 채널은 총 56개에 달해요. 수많은 이용자들의 니즈를 맞추기 위해 뉴스, 시사교양, 예능, 드라마, 온라인 전용 콘텐츠 등 카테고리를 나눠 그 안에서도 디테일하게 채널을 쪼개놨어요. 온라인으로부터 시작해 성공적인 결과를 바탕으로 지상파 방송에 진출한 시사교양 프로그램 '꼬꼬무'나 최근에 삼성전자의 GOS 논란이 최초로 공론화 된 것도 SBS의 유튜브 채널 '스브스뉴스'의 IT 전문 채널 '오목교 전자상가' 이기도 하구요. 이처럼 SBS의 온라인 콘텐츠의 활용과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SBS는 특히 유튜브 외에도 뉴미디어 플랫폼을 국내 방송사 중에서 가장 잘 활용하곤 합니다. 카카오TV를 활용한 생녹방(녹화방송을 진행하는 과정을 생방송으로 중계)이나 팟캐스트에 온라인 전용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트위치, 아프리카TV와 같은 개인방송 채널과도 제휴를 맺어 SBS AfreecaTV 채널을 개설해 E-스포츠 중계도 하는 등 지상파 방송으로서 젊은 세대와도 접점을 찾으려는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SBS의 주가 흐름은 심상치가 않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스튜디오S를 비롯한 최근의 경영행보를 보고 투자자들의 시선이 많이 바뀌기 시작했어요.

 

SBS 월봉 차트

 

 

시장에서는 스튜디오드래곤, 에이스토리, 제이콘텐트리 등 방송사 주가보다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제작사에 더 높은 밸류에이션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업종 특성 상 여러 법적인 제약이 많아 그동안의 주가 흐름은 나쁘지 않았지만 드라마 스튜디오를 독립시키고 OTT향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온라인 접점을 확대하는 등 뉴미디어 환경을 적극 활용하려는 시도를 많이 하고 있어요.

 

앞으로의 미디어 시장은 어떻게 또 변화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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