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참으로 이상한 나라이다.
누구나 가난은 벗어나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 가난을 벗어나 부를 축적하게 되면,
주변에서는 부를 축적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불법이 있었을 것이라 확신하고 범죄자 취급을 한다.
정치인은 당연히 돈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하지만, 누구보다 청빈해야 한다.
왜냐하면 정치인은 국민들을 대표해서 일을 하지만, 부를 축적하고 싶은 욕구는 정치인은 예외이다.
대한민국은 참으로 엄격한 나라이다.
정치인은 당연히 뒷돈도 받아서는 안되고, 월급이나 혜택을 줄여 명예직으로 해야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주식 투자나 부동산 투자 등 재산증식을 위한 투자행위는 절대로 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당연히 그 과정에서 권력을 이용한 불법적인 행위가 있었을 것이라 확신하기 떄문이다.
대한민국은 참으로 신기한 나라이다.
자녀세대는 당연히 부모님이나 그 이전 세대의 부를 세습하면 안되고
스스로 자수성가를 통해 밑바닥부터 올라오고, 그 과정에서도 사회적 공헌도 해야한다.
인간사의 약간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 당연히 그 과정에서 인간성도 좋아야 한다.
왜냐하면 부모 세대나 이전 세대에 물려받은 부는 불법적인 부의 축적행위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경제의 고도성장과 같은 시대적 혜택과 상관없이 자신의 능력만 갖고 그 자리를 쟁취해야 한다.
김현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자가 결국 스스로 자진사퇴했다.
이유는 서울 청담동 주택을 포함하여 4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다주택자라는 사실이었다.
다주택자, 아니 정치인들의 자산증식행위에 대한 무차별적인 여론 폭행은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애초에 청와대에서 주장했던 고위공직자들의 다주택 금지에 대한 내용 또한 반 자본주의적인 정책이었다.
다주택자나 1주택자, 혹은 무주택자는 그 과정에서 불법적인 행위가 있었다면 몰라도 그 결과로는 엄연한 개인의 판단이자 투자의 영역이다. 어느 순간 니 편 내 편 할 것 없이 정치인들의 자산증식 행위는 아군 없는 무차별 폭격을 맞고 있다.
마치 이슬람교를 믿는 신자가 비 이슬람권 국가에 여행을 와서 그 나라 사람들에게 왜 라마단 기간을 준수하지 않냐고 우기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특정 정당 정치인들을 비난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작년 3월 즈음, 고위공직자들의 재산공개가 이루어졌다.
강경화 전 외교부장관이 삼성전자 약 1만주를 들고 있는 것이 크게 화제되었고, 또 그것을 비난하는 여론도 존재했다.
왜 정치인은 재산증식행위를 하면 범죄자로 낙인이 찍히는 것인가?
있는 놈이 더한다는 이야기를 주장하는 사람들도 일부 있다.
예를 들어 정치인은 월 500만원의 월급을 받는다고 하자.
만약 우리가 정치인과 똑같이 월급을 받으면서 재산증식 행위 없이 안빈낙도의 삶을 유지하며 살아가라고 한다면
과연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있을까?
100에 99는 그렇게 하지 못할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재산증식에 대한 욕구는 지극히 당연한 욕구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을 저지르지 못하도록 감시와 처벌규정을 강화하는 것이 중점이 되야 하는 것이지
단순하게 주택이 몇개냐, 주식 투자금액이 얼마냐를 가지고 싸우는 것은 어른들의 논쟁이라기엔 너무도 유치하다.
다주택자는 범죄자가 아니다.
부자 또한 범죄자가 아니다.
그 과정에서 불법이 있었다면 그것에 대해 처벌받으면 그만이다.
'다양한 글쓰기 > :: [시사,정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샤이(Shy)진보는 없었다. (0) | 2021.04.09 |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