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관심사/:: 일상 이야기

아직도 이런 회사가 있다고? 내가 직접 겪은 레전드 면접 SSUL

by 방구석 디모네 2020. 12. 9.

후.

면접을 봤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퇴사를 하고, 진짜 취업이 쉽지 않은 시기에 면접을 보러 갔습니다.

장소는 강남,  로펌의 직원채용 면접이었습니다.

인터넷에서만 보던 면접 썰을 제가 경험하게 되어 블로그 각(?) 이 나온 바람에 기쁜(?) 마음에 글을 씁니다.

그리고 저와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를 않기를 바라며 이 글을 씁니다.

 

[ 서울, 이곳은 ]

 

 

저는 일 평생을 경기도에서 살았습니다.
첫 직장에서 몇 달간 사무실 이전 직전에 마포로 출퇴근을 했던 기억 외에는 서울은 저에게는 철옹성이었고, 미지의 땅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서울로 또다시 면접을 보러 갔습니다.
태어나서 처음 가보는 오전의 강남은 그야말로 신비함 그 자체. 뭐가 그렇게 다들 바쁜 걸까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진행되면서 면접 기회가 점점 줄어드는 추세였기에,
그리고 머릿속에 상상만 했던 로펌 직원이 되본다는 뭔가 ...환상?이 있었기에,
예상치 못한 면접이었지만 전날부터 빠르게 준비하며 각오를 다잡았습니다.

그.런.데.

가는 길에 차가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막히는거에요!
결국 중간에 차를 버리고 지하철을 타고 가서 아슬아슬하게 세이브해서 사옥에 도착.
대기실에 도착해 열체크를 하고, 명단 작성과 문진표를 적고 숨을 고른 뒤 면접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중고신입으로 지원을 했습니다.


[ 아....음?! ]

 

 

들어가서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자마자 자기소개도, 지원동기도 말하지 않고 훅 들어온 첫 인사.

면접관A : "ㅇㅇ에서 오셨네요? 멀지 않아요?" 
   나      : "아, 네! 버스로도 교통편이 있고 차량도 있어서 출퇴근은 문제 없을 것 같습니다."

면접관A : "얼마나 걸렸어요?"
   나      : "오늘은 1시간정도 걸렸는데, 출퇴근 시간에는 1시간 30분정도 걸립니다."

면접관B : "저희 차량 주차 지원이 안되거든요. 괜찮으시겠어요?" 

   나      : "다른 방법으로 올 수 있는 방법이 있어서 그부분은 괜찮을 거 같습니다."


음...... 면접장에 들어와서 자기소개나 지원동기조차 묻지 않는 이 상황에 1차 당황....

면접관A : "ㅇㅇㅇ씨는 ㅍㅍ회사에서 ㅍㅍ일 하셨는데 이건 어디부터 어디까지 할 수 있는거에요?"
   나     : "ㅍㅍ일은 담당 보조로서 ㅇㅇ과 ㅇㅇ관련 업무를 주로 진행했습니다."

뭔가 경력직 면접을 보는 듯한 느낌을 이때부터 받았습니다.
사실 이 외에도 두명의 면접관이 계속 경력과 성과에 대한 질문만 하셨거든요.

   나         : "저, 면접관님. 죄송합니다만 혹시 제가 지금 경력직으로 오늘 면접을 보는건가요?"
면접관A,B  : "네? 왜죠?"

   나         : "그, 이력서 보시면 제가 지원 구분에 신입으로 지원을 했는데 경력에 대한 질문을 계속 하시는 것 같아서. 
                 확인차 말씀 드립니다."
면접관B     : "아 ㅎㅎㅎㅎ 저희는 인사/노무 할 사람을 뽑는거에요."

뭔가 질문과 대답이 서로 맞지 않는 느낌....나는 신입/경력을 물었는데, 왜 직무 이야기가 나오는건가?
정말 내가 모르고 지원했다고 생각하는건가?
이때부터는 저도 시종일관 면접관 B의 눈빛과 말투, 분위기에서 저를 뽑을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을 확신했고
더이상 이 회사에 미련이 없어져서 할말은 다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 화났다고오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

 

 

   나         :  "네, 인사/노무 직무 인 것 알고 지원했습니다. 
                  그리고 신입이랑 경력 둘다 가능하다고 채용공고에 나와있던걸로 알고있습니다.
                  제가 그동안의 이력(경력)을 적은 것은 중고신입으로 지원했기 떄문에 그래도 업무에 대한
                  직/간접경험들을 통해서 더 빨리 학습 할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었던거구요. 
                  아까 질문하셨던대로 짧았던 첫 직장 업무가 인사/노무 직무였기 떄문에 신입으로 지원을 했습니다."
면접관B    :  "아.. 네..ㅎㅎ"

면접관A    : "그 OOO씨가 신입으로 채용이 되면, 원래 받으시던 급여보다 많이 줄어드는데 괜찮으신가요?"
    나         : "채용공고에 나와있던 급여 내용과 변동사항이 있나요?"

면접관A    : "신입은 적혀져 있는 연봉보다 금액이 더 줄어들어요. 그런데 괜찮으시겠어요?"
    나         : "얼마나 줄어드는 지 정확하게 공고된게 없어서 명확하게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3년 가량의 경력을 뒤로하고 다시 신입으로 시작하려고 지원했기 떄문에, 급여는 크게 중요하진 않습니다."
                    (사실 매우 중요함...매우매우매우매우매우매우매우매우매우매우매우

면접관B    : "마지막 하실 말씀 있으세요?"
    나       : "저... 죄송한데, 제가 면접 들어오고 자기소개나 지원동기도 안물어보셨거든요. 
                  아무튼 좋은 면접 경험 된 것 같아서 감사했습니다."

라는 말과 함께 미련없이 회사를 나왔습니다.
제가 무례하게 면접을 봤다고 느끼시는 분들도 있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 이건 너무한 거 아니냐고, ㅆㅍ..." ]

 

 

제가 느낀 것은 내정자가 이미 있는 면접인가?
아니면, 이전 면접봤던 사람이 이미 맘에 드는데, 나를 추가적으로 형식적인 면접을 진행하는건가?
싶을 정도로 기본적인 발언기회(자기소개, 지원동기)조차 받지 못하고, 자기소개서 내용은 하나도 묻지 않고 시종일관 무례하다 싶을 정도로 면접자를 대하는 면접관의 태도였습니다.

그리고 두번째로 이해가 안되는 건, 면접관의 전혀 준비되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신입지원인지 경력지원인지도 알지 못하는 면접관의 모습,
그리고 질문에 대한 맥락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답변하는 면접관의 모습은
아무리 유명한 로펌이라 하더라도, 대단한 변호사분들이 계시더라도 업무를 보조하는 로펌 직원들의 수준은 알만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해가 안되는 건, 채용공고로 장난질을 하는 게 법을 가지고 논쟁하는 "법무법인"이었다는 겁니다.
저도 두번째 직장이었던 NGO에서 인턴을 채용해보았지만, 보통 신입과 경력을 동시에 뽑는 경우의 급여관련 내용은,

1) 신입 - 0,000만 원 / 경력 - 경력에 따라 면접 후 협의
2) 신입 / 경력 - 면접 후 협의

이 두가지가 일반적인데,  경력직 연봉을 채용공고에 적어놓고, 신입이 오면 급여를 깎는 식이라니....
이게 속된 말로, "ㅏ 다르고 ㅓ 다르다"고 하죠?
많은 면접을 보았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습니다.

합격하면, 내일 임원면접으로 연락이 올것이라고 안내해주시는 분께 이야기를 들었지만
다행히도(?) 그럴 일은 없어서 시원하게 블로그에 글을 남깁니다.

중고 취준생 라이프는 조금 더 길어지겠지만,
이런 회사는 거르라는 좋은 경험이었고, 무엇보다 블로그에 쓸 거리가 생겨서 기분이 좋습니다.ㅋㅋㅋㅋㅋㅋ

저도, 빨리 취업하고 싶네요. 쮸륵

 

너무해진짜로!!!!!!!!!!!!!!!!!!

 


 

 

 

댓글